그레샴의 법칙(Gresham's law)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

그레샴의 법칙은 영국 금융업자 겸 사업가인 토머스 그레샴이 주장한 이론으로 소재의 가치가 서로 다른 화폐가 동일한 명목가치를 가진 화폐로 통용되면, 소재가치가 높은 화폐(Good Money)는 유통시장에서 사라지고 소재가치가 낮은 화폐(Bad Money)만 유통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이론이 탄생한 과거 영국을 살펴보면 그레샴의 법칙을 좀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 영국에서는 귀금속인 금화나 은화가 화폐로 유통되었습니다. 그런데 영국의 경제가 나빠지게 되면서 금, 은의 함량을 줄여 주화를 발행하기 시작하였고, 사람들은 금, 은의 함량이 높은 ‘진짜’ 금은화를 장롱 속 금고에 깊이 숨겨놓고 쓰지 않았습니다. 결국 시중에는 점차 금, 은 함량이 낮은 <악화>만이 유통되고 ‘진짜’ 금은화인 <양화>는 개인이 보관해 유통되지 못하는 현상이 빚어지게 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악화가 양화를 내쫓은 셈이 된 것입니다. 이 현상을 통해 탄생한 이론이 바로 그레샴의 법칙입니다.

요즘 같이 주화가 아닌 신용화폐가 중심을 이룬 오늘날 이 법칙은 더이상 적용되지 않고 역사적 사실로서만 의미가 있습니다. 굳이 찾아본다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빳빳한 신권 지폐보다 너덜너덜한 구권을 먼저 쓰는 심리적 경향과 보통 주화보다 희소성이 크고 가치 있는 기념주화는 시중에 거의 유통조차 되지 않는 현상에 그레샴의 법칙이 적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원리는 경제학이 아닌 다른 분야에 널리 적용됩니다. 그레샴의 법칙은 원래 경제용어이지만 지금은 품질이 좋은 제품 대신 저질 제품이 판을 치는 현상을 가리킬 때도 쓰이곤 합니다.

예를 들어, 정품 소프트웨어보다 블랙마켓을 통해 불법복제된 프로그램이 더 많이 유통되는 현상, 명품백보다는 짝퉁백이 더 많이 유통되는 현상, 석유 메이저 회사가 신기술인 전기 자동차의 출현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현상 등이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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