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경위를 먼저 설명드리면,
전세계약 후 임대인이 변경됐어요
2017년 중순, 신축빌라에 전세 계약을 했습니다.
한달 후 집주인이 바뀌어서 임대차계약을 다시 해야한다고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갔더니 바뀐 임대인이 조금은 이상했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지도 않은 지 한마디 말도 없다가 계약 후에 “잘 사세요”라며 휴지를 주고 가더라고요.
특이한 임대인이구나…생각했지만 별 문제는 이때까지 없었습니다.
계약 만기 후에 지금 사는 집이 위반건축물이란 걸 알게 됐어요
2년 후, 만기가 다가와 전세보증금을 준비해달라고 임대인에게 말하고 부동산에 전세를 내놨습니다.
그러고나서 며칠 후, 부동산에서 위반건축물이라 대출이 어려워 다음 세입자 찾기가 어려우니 전세보증금을 낮출 순 없냐고 연락 왔습니다.
우리가 계약할 때는 아무런 문제 없는 ‘적법건축물’이였는데, 무슨 소리지…?
등기부등본을 떼 보니 작년 말에 위반건축물 판정이 났더라고요. 이게 무슨 일인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부동산에 찾아갔더니 간판은 그대로인데, 사람은 바뀌었더라고. 중개했던 개업공인중개사한테 연락처가 남아 있어 연락을 해봐도 피하기만 합니다.
뭔가 잘 못됐다. 생각해서 임대인에게 연락했습니다.
차 : 위반건축물이라는 데 알고 있었어요?
대 : 네. 처음부터 알고 있지 않았어요?
차 : 저희가 계약할 땐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알고 계셨던거에요?
임대인이 계약서를 사진찍어 보내달라고 해서 사진 찍어보내줬더니 말을 얼버무리며 정확한 대답을 회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람도 사기 당한 거 일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되서 연락했더니다며…한 통속인가…그때부터 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피해 볼 사람이 임대인일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대출이 안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결할 건지 물어봤습니다.
차 : 아무튼..대출이 안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할꺼에요? 전세보증금은 낮추든가 해서 보증금 돌려주세요
대 : 돈이 없어서 세입자 새로 들어와야 되요. 보증금은 못 내려 드리고요. 대출은 되요..된다고 전해주세요
임대사업자니 저희보다 더 잘 알겠지하고 우선을 알겠다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여기저기서 비슷한 요구를 계속하셨고, 은행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은행마다, 대출심사자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으겠지만, 해당 담보물이 위반건축물일 경우에는 안될 확률이 높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다시 임대인에게 전화했습니다.
차 : 1금융권에서 안된다는 데 전세보증금 조정하든 뭘 하든 보증금 마련해주세요.
대 : 안된다 돈없다. 2금융권에서는 대출 된다.
집보러 오시는 분들은 신혼부부가 대부분이었는데, 한푼이라도 더 아끼려고 하시는 분들이 디딤돌 같은 저금리 전세대출상품 놔두고 2금융권을 활용하겠느냐며 옥신각신 했지만 임대인은 돈 없고, 낮추고 싶으면 그만큼 돈 받을 생각하지 말고 나가라는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하염없이 시간이 흘렀고…
갭투자 피해관련 방송보도 그 후…
10월 PD수첩에서 “악어와 악어새”편에서 갭 투자 피해를 다뤘습니다.
그 후, 임대인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오히려 임차인들에게 고통 부담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차 : 난 돈이 없다. 방송 이 후에 금융거래도 다 막혔고 파산할거야.
물론, 법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진 않을 거야. 라고 믿지만…
법의 허술한 부분을 파고들어 저지른 행위때문에 많은 임차인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라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여러 임차인분들과 연락했습니다.
“돈은 못 돌려 주겠고, 500~1000만원 주면 명의이전 해주겠다. 그냥 집사라.”라고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 중에 어떤 분은 임대인에게 사정해서 그래도 100만원, 200만원 낮춰줬다며 좋아하고 있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왜 계속 당하고 있는 거지?
저도 당하고 있고, 어떻게 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지 알아보고 공부하고 있는 지라 정리가 잘 되진 않는데요…
피해자들이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선택 중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일단, 전세보증금을 다 날릴 거 같다는 불안감이 엄청 드는데, 해결책이 도무지 안보입니다.
그리고, 전세대출 만기일이 만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자 있는 임대인, 담보물건에 은행이 전세대출을 연장해 줄 확률이 높지 않습니다.
만약 전세자금 대출 연장이 되지 않는다면, 연체처리 된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이자부담이 더 커지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피해를 겪고 있는 임차인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명의이전을 받기
경매 진행
버티기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선택을 한다고 하더라도 걱정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그러니 임대인이 임차인의 상처에 또 한번 염장질을 하고 있는 거겠죠.
명의이전 받는 경우에는 사해행위(채권자 취소권)를 걱정해야 한다곤 하는데, 이 걸 떠나서 돈을 더 달라고 하고 있으니…화도 나고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되는 상황입니다.
경매를 진행하는 경우에는 낙찰금액보다 더 높은 전세보증금에 임차인이 살고 있으니 낙찰받을 확률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국엔 ‘본인 또는 지인이 취득해야할 거다.’라고 자조적인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경매 비용도 만만치 않으니, 임대인이 원하는 대로 돈을 ‘더’ 주고 명의이전 받는 걸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경매 낙찰되어 배당을 받더라도, 임대인의 세금체납 금액 등 국세를 먼저 차감하면 가져갈 수 있는 돈이 거의 안남는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버티더라도 결국엔 돈을 못 받을 것 같다. 피해자나 피해범위의 규모가 보통이 아니기 때문에…
무료 상담 등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알아보고 계시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서 이게 무조건 좋다라는 것도 없는 상황인 거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알아보고 이해한대로라면 법적으로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계속 당하고 있을 수 밖에 없는 거죠.
위반건축물이라면?
저처럼 위반건축물인 경우에는 명의이전할 때 고민할 내용이 더 있습니다.
만약 위반건축물을 가져오게 되면, 위반건축물에 대한 벌금은 내가 내야합니다.
위반건축물 판정이 최근에 났다면 고칠때까지 계속 내야한다고 하네요.
폭탄을 안게 된 것도 서러운데, 법에 따르면 폭탄을 안고 있으니 이제 나보고 벌금내라고 하는 형국이네요.
아마, 취득세도 위반 확장 넓이 만큼 취득세 4.4%로 더 내야한다고 한다네요
더럽고 치사하지만, 우리 집만 공사해서 고칠 수 있다면 인수해서 고칠 의향도 있습니다만..제 경우에는 한쪽 면이 다 위반 증축여서 옆집도 공사를 같이 해야지만 시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구청에도 가보고 여기저기 돌아다녀봐도 공무원분들을 포함해서 아무도 해결책을 못 주시네요. 자기 권한이 아니라고만 하시고. 나중에 양성화 기간에 신청하더라도 신청한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라고 말씀하시네요.
지금 신축빌라 4,5층에 살고 계신 임차인분들이라면, 위반건축물인지 아닌지 확인해보시고 가능한 빨리 보증보험 가입해 놓으시길 추천드립니다. 보증보험 가입해도 80%밖에 못건진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던데.. 확인해봐야할 내용이지만 80%라도 건질 수 있는 걸 감사해야하는 상황입니다. 2억 기준으로 4천만원을 날린 건데…고마워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상황의 심각성이 전달되셨을까요…?
제가 겪은 일을 공유해서 2차 3차 피해자분들이 안생기셨으면 하는 마음과 혹시나 이 글을 보고 조언을 주실 분이 나타나길 바라는 마음에 주절주절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동안 했습니다만..법적인 내용 등은 정확한 게 아니니 당사자분들은 다시 한번 확인하시길 바랄게요.
관련해서 물어보실 게 있으시면 쪽지 남겨주세요. 답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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