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업그레이드, 레벨업 마케팅이 비교적 잘 통하는 편입니다. 이미 경험한 것 보다는 더 나은 것을 찾지, 아래 수준의 제품을 찾지 않는 소비자의 특성 때문입니다. CRM이나 기존고객 대상의 마케팅을 할 때, 하방 경직성과 상향버전 추구성을 감안한 마케팅 기법이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


"지금까지 <소나타>를 탔으니 이번에는 <제네시스>를 타고싶어."

"<벤츠> 타다가 <아반떼> 탈 수 있겠어?"

"30평대 아파트에 살다가 20평대 빌라로 가기 쉽나."


우리는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를 흔히 들을 수 있습니다. 아마 우리 스스로도 이런 생각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위와 같은 말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뿌리 갚은 '심리적 하방 경직 성향'을 보여 주는 말들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하향 선택 = 수치심 또는 자괴감'이라는 등식은 정말 강하게 작용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크고 넓은 것에 일단 한번 엥커링이 된 경우에는 좀처럼 밑으로 내려가는 것에 대해 수용을 하지 못합니다. 마치 그것이 자존심 상하고, 남들 보기에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한번 상위의 개념을 맛보면 좀처럼 아래로 내려가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입생로랑>과 같은 고가의 화장품을 꾸준히 쓰던 사람이 그것을 계속 유지하거나 아니면 그 이상의 화장품을 구매하는 것과 같습니다.



낮은 수준으로 내려가는 것을 거부하는 특성


앞서 말한 것과 같이 10만원대의 화장품을 꾸준히 쓰던 사람이 5만원대 화장품을 사려 하지 않을 것이며, 아우디 타던사람이 모닝을 사려고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무리 여윳돈이 많은 사람일지라도 강북의 40평대 아파트에 살던 사람이 강남의 30평대 아파트로 이사하려고 하지는 않을것입니다. 또한 쓰리룸에 살던 사람이 투룸으로 이사하려고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가정용품에도 적용될 것 같은데요, 문이 두개 달린 냉장고를 쓰던사람이 외문 냉장고를 구매하려 하지 않을 것이며, 48인치 TV를 보던 사람이 25인치 TV를 사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직장을 선택하는 것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이직을 고려할 때 중소기업은 고려하지 않는 경향이 큽니다.


명품 구매자들에 대한 한 조사 결과에서도 하방 경직 성향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 조사에서 명춤 구입자들의 80% 이상이 재구매의사를 표현했다고 합니다. 어떤 동기에서건 일단 상향대에 한 번 올라선 소비자는 그 레벨을 계속 유지하든지 아니면 더 나은 레벨을 찾으려는 심리가 나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구 문화권의 나라에서는 이러한 하방 경직 성향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실리 위주로 구매하기 때문에 이러한 하방 경직성이 잘 나타나지 않는 것입니다. 유럽이나 미국인들의 경우 자기 필요에 의한 것이라면 큰 차를 타다가도 언제든지 작은 차로 바꾼다고 합니다. 또 큰 기업에 다니다가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작은 기업으로 옮기는 것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일본의 경우도 우리와는 사뭇 다릅니다. 40평대 아파트에 살던 사람이 필요에 의해, 10평대 아파트로 옮겨 살기도 하며, 중형차를 타던 사람이 연비를 이유로 경차를 타기도 합니다.


상향 버전 마케팅의 유용성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업그레이드 버전을 지속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습니다. 갤럭시 시리즈 또한 그 예가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막연히 상향 버전이 좋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추가'라는 것을 '상승'이라는 의미로 연결시킬 만한 고리를 찾고, 그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펼쳐야 합니다.


그리고 추가적인 구매나 교체 구매등을 유인할 때, 타깃이 되는 제품들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고객이 보유한 제품 가격대나 크기, 용량 등의 수량적 정보를 명확히 파악한 후에 그 정보에 의거해 타겟팅 광고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고객이 예전에 이런 상품을 샀으니까 유사한 제품인 이번 상품에도 관심을 가질 꺼야.'라고 단순히 예상하고 마케팅을 하면 안됩니다.

과거 구매한 제품의 품격, 가격 수준, 크기, 용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업그레이드'될 만한 상품리스트를 선정해서 보낸다면 고객을 유입시키는 데 좀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앵커링(Anchoring) : 사람들은 자신이 가치를 잘 모르는 것을 판단하거나 협상을 할 때 기준이 필요한데, 무의식적으로 처음 주어진 조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이를 기준으로 삼는 행태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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